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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자기계발 |《변화의 시작 5AM 클럽(The 5AM CLUB)》북 리뷰 (feat. 미라클 모닝 지침서, 지루하기 짝이 없는)

by 생각의조각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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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 5AM 클럽(The 5AM CLUB) 북 리뷰

로빈 샤르마 지음, 김미정 옮김│한국경제신문

끔찍이도 지루한 계몽소설

가장 최근에 읽은, 그야말로 끔찍이도 지루한 자기계발서 <변화의 시작 5AM 클럽(The 5AM CLUB)>.

 

보통 술술 넘어가게 마련인 자기계발서답지 않게 지루하고 가독성도 좋지 않아 한참을 읽은 글이다. 이렇게 나와 안 맞는 글이라면 차라리 읽지 않는 게 나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 장에는 내가 원하는 내용이 나올지도 몰라'라는 이유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그간 읽은 게 아까워서 그만둘 수 없다는 오기가 생겨버렸던 것이다. 한마디로 손절 타이밍을 놓친 셈이다.  

 

이 책은 분명 자기계발서이지만 저자의 주장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소설 형식으로 전개된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역효과를 일으켰달까, 핵심 주제는 좋은 내용인데 반해 소설이 그야말로 내게는 재앙 수준이다.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절대적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페이지 넘기는 게 어찌나 고역이었는지 모른다.

 

무엇보다 내가 원한 건 매일 새벽에 잠드는 나를 위한 습관 개조 방법이었는데, 사설이 어찌나 긴지 9장까지는 애피타이저이고 10장은 되어서야 본론이 나온다. 

 

책의 내용 또한 그야말로 온갖 명언을 다 가져와 들이부은 잡탕 찌개 같다. 당연히 그 각각의 명언들은 참말로 좋다. 명언이 왜 명언이겠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으니 명언이겠지. 그러나 이 명언을 빼면 당최 남는 게 없다. 저자의 글에서 명언을 빼고 나면, 심오하고 거창한 말로 포장한 정신 산만하고 유치한 계몽소설만이 남는다. 나는 어려운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글이 훌륭하다고 믿는다. 그런데 이 글은 완전히 그 반대를 지향하고 있다. 쉽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을 과대 포장하여 어렵게 돌려 말한다. 이것이 이 책의 제일 끔찍한 점이다.

 

아침을 지배하라, 인생을 발전시켜라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정말 간단하다. 아침을 지배하라, 인생을 발전시켜라. 그것도 아침 5시에서 6시 사이의 빅토리 아워를 20/20/20 공식에 따라 지배함으로써, 그다음의 일과를 순항할 수 있게끔 만들라. 이와 관련된 내용은 책의 엑기스인만큼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책을 다 읽은 이제 와서야 '목차를 보고 저 부분만 발췌독을 할 걸'하는 후회가 남지만 어쩌겠는가.

 

20/20/20 공식은 새벽 5시에서 6시, 이 1시간을 20분씩 나누어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20분은 운동, 두 번째 20분은 명상이나 일기 쓰기와 같은 숙고의 시간, 마지막 20분은 독서나 공부와 같은 성장의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아쉬운 건 이 주장의 실천이 어려운 만큼, 이를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가르쳐주길 바랐는데 그 부분이 미흡하다.

 

그냥 이 고통의 순간을 견디면 유토피아가 네 눈앞에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차라리 어설프기 짝이 없는 소설이 아니라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한 진솔한 이야기였더라면, 보다 공감할 수 있고 설득력도 있었을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보자

나는 전형적인 올빼미형 인간으로, 새벽에 일어나기보다 잠드는 때가 많다. 과거의 나는 이런 습관을 고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침형 인간에 관한 주장을 보면 코웃음 치며 '나는 그런 생활 방식에 맞지 않는 타입이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몸에 병이 생겨 이렇게 젊은 나이에도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후 내 생활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똑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을 때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을 때의 하루 컨디션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과거 아침에 몽롱하고 밤에 각성한 듯 날카롭던 내 정신이 이제는 뒤바뀌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시작하는 아침은 또렷하고 밤에는 그저 피곤한 몸을 침대에 파묻고픈 욕구로 가득하다. 그렇게 피곤한데도 스마트폰에 홀려 새벽은 되어서야 잠에 들고, 그런 스스로가 한심하고 짜증스러운 기분이 반복된다.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여러모로 박한 평가를 주었지만 저자의 주장 자체에는 동의한다. 다만 새벽 5시 기상은 내게 너무나 급작스러운 변화라서 취침/기상 시간을 30분에서 1시간씩 점진적으로 앞당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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