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야기

자기계발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북 리뷰 (feat. 책을 제대로 읽고 기억하는 메모 독서법)

by 생각의조각 2022. 9. 11.
728x90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 북 리뷰

신정철 지음│위즈덤하우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던, 처음부터 끝까지 꼭꼭 씹어 읽은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흔해 빠진 자기계발서일 거라고 지레짐작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저자는 진정으로 남을 위한 글이란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글이라고 했는데, 이 책이 딱 그러했던 것이다. 

 

재미,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메모 독서법"

독서는 즐거워야 한다.

 

유용성의 잣대로만 책을 평가한다면 독서라는 행위는 공부나 고행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그 재미를 소비하기만 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쌓이게 된다. 나는 책의 소비자일 뿐, 책을 읽고 결과물을 창출하는 생산자가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마구잡이로 내 머릿속에 들어온 지식들이 금방 잊히거나,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채 여기저기 파편으로 지저분하게 널려있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이렇듯 '대충 아는 지식'은 제대로 써먹지도 못한 채 머릿속을 너저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아예 모르는 것만 못하다. 이때 물질적인 공간만 정리와 청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공간, 즉 내 머릿속 역시 체계적인 수납 및 정리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이런 내 바람에 대한 답을 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훌륭하게도 전형적인 독서법 책의 플롯을 따르지 않는다. 많은 책을 읽어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지루하게 나열하는 대신 시작부터 본론으로 들어간다.

 

사실 제목만 보아도 이 책의 핵심은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메모 독서법>은 진부하여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얄팍하지 않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 읽는 순간순간이 참 즐거웠다.

 

메모 독서법은 크게 밑줄치기와 메모, 독서노트 쓰기, 마인드맵 그리기, 글쓰기 등 네 과정으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반드시 모든 항목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저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취사선택하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억지로 하는 숙제라기보다 재미있는 활동으로써 즐겨야 한다는 점이다.

 

메모 독서법의 시작은 밑줄 치기와 메모부터

독서노트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책에 밑줄 치고 독서하며 떠오르는 것을 메모해야 한다. 이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모든 책을 사서 읽기에는 재정적으로 부담스러워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는 책도 많은데, 이런 경우 밑줄을 치거나 메모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자는 이러한 경우 포스트잇을 활용한다고 하는데, 나는 아이패드 필기 앱인 '굿노트'를 활용하는 편이다. 보통 밑줄 치고 싶은 부분을 사진 찍어 굿노트에 붙여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문장은 손으로 필사하기도 한다.

  

독서 노트 쓰기

독서 노트는 영어권에서 'Book Journal'이라 불린다고 하는데 이를 직역하자면 '책 일기장'이다. 개인적으로는 뭔가 딱딱한 '독서 노트'라는 명칭보다 '책 일기장'이라는 표현이 말랑말랑하고 부담이 적어 마음에 든다.

 

저자는 독서 노트 쓰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고 있지만, 이는 예시일 뿐 모든 항목을 채울 필요는 없으며, 독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기를 권유한다. 이처럼 높은 자유도야말로 이 책의 장점이다.

 

다만 다른 항목은 생략하더라도 '필사'만큼은 꼭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필사를 통해 글쓰기 재료를 수집하고, 글쓰기 실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내게 가장 인상적인 이유는 "원래의 생각과 내 생각이 구분된다"는 것이었다. 원 문장을 적지 않고 내 생각만 적으면 저자의 의도를 오해하는 경우가 생긴다.

 

실제로 내 스스로 이런 경험이 많았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서평을 적다가 혹시나 싶어 책을 다시 들춰보면, 원문의 내용이 내 기억과 상당히 다르게 어긋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내 기억이 책의 내용을 왜곡된 것이다. 때문에 내 생각뿐만 아니라 원문의 내용을 함께 독서 노트에 적는 '필사'가 중요한 것이다.

 

원래부터 악필인데다 필기를 귀찮아하던 나로서는 간단한 메모라면 모를까 필사는 할 생각이 없었는데, 저 이유를 보자 필사의 당위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아무리 귀찮더라도 중요한 문장들은 독서 노트에 필사하려 노력 중이다. 정말 좋아하는 문장은 손으로 필사하고 정 귀찮으면 사진이나 타이핑으로 필사하면 그만이다.

 

마인드맵 활용하기 + 글쓰기

독서 노트가 나무라면 마인드맵은 숲이다. 한마디로 책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마인드맵이다. 그러나 꼭 해야만 하는 의무가 부여된 항목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할 때 마인드맵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아두면 족하다. 저자가 알려준 마인드맵 프로그램 중 개인적으로는 'Xmind'가 정말로 신세계였다. 

 

메모 독서법의 최종 단계는 글쓰기이다.

 

글쓰기는 메모 독서법 중 가장 어려운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나 역시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솟아오른다. 저자의 글솜씨가 좋다 보니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된다. 나 역시 글을 쓰며 불명확했던 내 생각이 구체적, 논리적으로 정리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블로그에 서평을 써서 올리는 것 역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마지막 5, 6, 7장의 내용이 특히 좋아 정말 많은 문장과 새로운 책을 수집했다. 이 책을 읽으며 독서 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하고, 나만의 메모 독서법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내게는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다만 저자는 처음에는 '나를 위한 글쓰기'로 시작하여 추후 '남을 위한 글쓰기'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이게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과제다. '남을 위한 글쓰기'를 하려면 더 많은 지식과 언어가 내 안에 쌓여야 가능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었던 수많은 독서 방법론 책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다. 기존 독서 방법론의 식상함에서 벗어나, 유익하고 새로운 내용이 무척 많다. 또한 저자의 독서와 글에 대한 철학 또한 내 가치관과 잘 맞아서, 독서 방법론을 알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1순위 책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