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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소설 | 타우누스 시리즈 3,《깊은 상처》Book Review (스포 有)

by 생각의조각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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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리디북스

깊은 상처》 북 리뷰

넬레 노이하우스 저, 김진아 역│북로드│추리/미스터리/스릴러, 독일 소설

타우누스 시리즈 제3편, 가슴 아픈 복수에 대한 이야기

홀로코스트와 나치라는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타우누스 시리즈 제3편.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은 타우누스 시리즈 1, 2, 3편 중 제일 재미있었다. 평범한 막장 치정극에 가까웠던 1, 2편에 비해 정통 추리소설다운 면모를 제대로 갖추었기 때문이다. 살인범이 범죄현장에 남긴 16145라는 메시지의 의미, 피해자들이 수십 년 전 저지른 죄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롭다.

 

다소 평이한 일상의 소재를 다루었던 전작에 비해 훨씬 참혹한 시대적 비극에 얽힌 이야기인 만큼, 다소 무거운 심정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그 어떤 복수로도 죽은 사람은 돌아올 수 없고 지나간 세월을 보상받을 수도 없다. 때문에 나름 복수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결말에 이르러서도 분이 풀리지 않고 응어리진 느낌이다.

 

한편으로 나치와 홀로코스트라는 소재를 활용하고는 있지만 그에 대해 본격적으로 깊이 있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미시사적 관점에서의, 역사 언저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시대적 비극과 치정이 뒤얽힌 한 집안의 참혹상이라 할 수 있겠다.

 

점점 복잡해지는 올리버의 사정

살인사건이라는 주 스토리에서는 벗어나지만, 시리즈물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더없이 흥미로운 주인공들의 개인사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타우누스 시리즈를 읽으면 읽을수록, 피아는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데 반해 올리버는 지옥불로 뛰어드는 것만 같다. 피아의 개인사에 대해서는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안정적이고 행복한 연애 생활을 만끽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올리버. 작중에서 피아가 감성적이고 대범하며 직관을 따르는 형사라면, 올리버는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규칙을 따르는 형사라는 묘사가 자주 나오는데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다. 더없이 감정적이고 편파적인 판단을 내리는 게 그간 내가 보아온 올리버라는 사람인 걸.

 

그렇잖아도 만나는 예쁜 여자마다 군침 흘리는 이 아저씨가 영 마뜩잖더니, 이번 시리즈에서 대놓고 큰 사고를 쳤다. 수사 대상인 유타 칼텐제와 성관계를 맺어버린 것.(참고로 이 아저씨 유부남이다) 물론 환각제를 복용한 상태에서의 자의가 아닌 관계였다고는 하지만, 사실 본인이 대놓고 멍석을 깔아준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

 

유타에 대해 온갖 음흉한 상상을 하며 그녀의 유혹을 거부하지도 않는 등, 바람피우고 싶은 속내가 여실히 다 드러난 만큼 사고 치고 나서 피해를 호소해봤자 코웃음만 나온다. 솔직히 말해 유타 칼텐제는 굳이 약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지 않아도 올리버는 넘어갔을 테니까. 아무리 약물의 힘이 작용했다지만 이 일을 아무렇지 않게 용서한 코지마의 쿨함이 이해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올리버의 새로운 상사가 그의 결혼 전 여자 친구였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심지어 사귀던 중에 코지마와 바람 펴서 더럽게 끝난 사이로 추정됨. 이쯤 되면 작가가 올리버의 최고 안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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