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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합니다》북 리뷰 (스포 有)

by 생각의조각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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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리디북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합니다 

이미예│북닻│SF/판타지, 국내소설

제목이 신의 한 수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피해 갈 수 없을 만큼 흥미를 끄는 제목이다. 나 또한 제목에 낚여서 홀린 듯이 결제를 하였다. 개인적으로 로알드 달의 소설을 연상시키는 동화적 세계라고 느꼈다.

 

다만 로알드 달의 소설은 묘하게 냉소적이고 잔인하며 기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반면에, 이 소설은 정말로 "따뜻하고 착한 이야기"이라는 느낌이다. 정말 가볍고 유쾌하게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설정은 강하고, 스토리는 잔잔하며, 캐릭터성이 약하다

꿈을 사고파는 도시와 백화점이 있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쇼핑한다는 설정, 다양한 꿈 제작자들의 존재(심지어 시상식도 있다), 꿈 백화점에 취직한 신입직원이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 자체는 정말 흥미롭다. 감동과 교훈, 재미도 있고.

 

다만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스토리가 아니라 꿈을 쇼핑하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메인이고, 그 각각의 에피소드가 스토리 전체를 관통한다기보다는 단발성 에피소드인지라 어떤 한 캐릭터에 애정을 느끼거나 몰입을 하게 되지는 않더라. 한마디로 각 에피소드의 손님들 중에서 딱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일상에서의 소소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잔잔한 감동과 즐거움은 있지만, 거대한 음모나 특별한 사건을 풀어나가며 생기는 반전과 그로 인한 충격을 즐기는 나로서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꿈은 어디까지나 꿈일 뿐, 이것이 현실을 더 잘 살아가게끔 도와줄 수는 있어도, 현실을 대체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꿈 백화점 경영주 달러구트의 철학처럼 이 소설 또한 딱 그렇다. 밤낮 먹고 자는 것도 잊고 소설을 읽게 만드는 강인한 흡입력은 없지만, 적당히 유쾌하고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읽기에는 딱 좋은 이야기. 등장인물들도 대체로 선하고 귀엽고 교훈과 감동이 있는 착한 이야기.

 

위에서는 캐릭터의 매력이 덜하다고 했지만, 사실 이야기가 막바지에 이를 때쯤에는 달러구트 백화점의 귀엽고 개성 넘치는 직원들과 꿈 제작자들에게 정이 들었기 때문에 소설이 끝나는 게 아쉬웠다. 떡밥만 던져놓은 주인공 페니와 꿈 제작자 막심의 관계, 원래는 밉상이었던 마이어스와 스피도가 에필로그 외전을 통해 미운 정이 들었나 싶을 정도로 귀엽게 다가와서, 다음 시리즈를 읽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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