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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36

소설 | 기괴한 공포를 선사하는 SF 판타지〈사라진 세계(The Gone World)〉리뷰 (스포 有) 〈사라진 세계(The Gone World)〉 북 리뷰 톰 스웨터리치 지음, 장호연 옮김│허블│SF/판타지, 영미소설 미지의 존재가 주는 기괴하고 생생한 공포 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소설은 골치 아프다'는 편견을 갖고 있던 내게 매혹적인 신세계를 보여준 작품이다. 광활한 우주 시공간과 아포칼립스(소설 내에서는 '터미너스'라 칭함)를 시간여행과 함께 엮어, 공포스러우면서도 기괴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세계를 구현해냈다.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지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이토록 박진감 넘치고 신선한 이야기로 재창조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여러모로 애정이 가는, 앞으로 재독 할 것이 분명한 인생작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무수히 교차하는 끝없는 시공간에서의 사투 본격적인 이야기는 주인공 섀넌 모스가 머설트.. 2022. 9. 12.
소설 |〈익명의 소녀(An Anonymous Girl)〉리뷰 (스포 有) 〈익명의 소녀(An Anonymous Girl)〉 북 리뷰 그리어 헨드릭스, 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인플루엔셜│추리/미스터리/스릴러, 영미소설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은 있다. 감옥에 갈 만큼 치명적이진 않지만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오랜 시간 동안 죄책감 혹은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자그마한 비밀. 는 그러한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 제시카의 거짓말로 시작한다. 는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사적인 비밀을 제공하는 제시카와 그녀의 비밀을 공유하는 실즈 박사 사이의 치열한 심리전을 그린다. 사실 책 소개를 읽었을 때는, 아름다운 여성 환자와 그 여성을 스토킹 하는 변태 같은 정신과 의사가 나오는 뻔하디 뻔한 종류의 이야기일 거라고 어림짐작했는데,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 2022. 9. 12.
소설 | 가볍게 읽을만한《서점의 명탐정》Book Review (스포 有) 《서점의 명탐정》 북 리뷰 니타도리 케이 지음, 미야자키 히카리 일러스트, 이희정 옮김│S큐브│추리/미스터리/스릴러, 일본 소설 가볍고 아기자기한 서점 미스터리 한눈에 보아도 제목이나 표지가 전형적인 일본 라이트 노벨 스타일로, 평소 같으면 읽을 생각도 안 했을 취향 밖의 소설이다. 그런데 그동안 읽은 추리소설이 죄다 사람 하나 죽는 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의 하드보일드 계열이라 심리적·감정적으로 피폐해져 있어서, 그냥 가볍고 유쾌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말 그대로 ‘라이트’한 소설을 읽을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리뷰가 생각보다 좋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워낙 기대를 안 해서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이 소설은 서점에서 일하는 점원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되며 사람은 단 한 명도 죽어나가지 않는다.. 2022. 9. 12.
소설 |《앨리스 죽이기》리뷰 (잔혹동화 시리즈, 스포 有) 《앨리스 죽이기》 북 리뷰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검은숲│추리/미스터리/스릴러, 일본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잔혹동화로 변주되다 를 오마주한 작품인 만큼, 원작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왜 동화세계의 인물들이 죄다 정신병자 같은 소리만 지껄이는 것인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을 테니. 물론 동화세계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의 동화세계와 현대 일본 세계의 인물들은 꿈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장자의 호접몽처럼 어느 세계가 진짜이고 어느 쪽이 꿈인지 등장인물 본인들조차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심지어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의 인물들은 서로 생김새도 성격도 판이하게 다르다. 때문에 동화세계 속 인물이 현대 일본의 인물 중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 2022.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