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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소설 |《앨리스 죽이기》리뷰 (잔혹동화 시리즈, 스포 有)

by 생각의조각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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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리디북스

앨리스 죽이기》 북 리뷰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검은숲│추리/미스터리/스릴러, 일본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잔혹동화로 변주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마주한 작품인 만큼, 원작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왜 동화세계의 인물들이 죄다 정신병자 같은 소리만 지껄이는 것인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을 테니.

 

 물론 동화세계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동화세계와 현대 일본 세계의 인물들은 꿈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장자의 호접몽처럼 어느 세계가 진짜이고 어느 쪽이 꿈인지 등장인물 본인들조차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심지어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의 인물들은 서로 생김새도 성격도 판이하게 다르다. 때문에 동화세계 속 인물이 현대 일본의 인물 중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이 요소야말로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반전 트릭으로써 작용하여, 추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사형 장면의 잔인함 - 그야말로 뼈가 잘리고 피가 난무하는 - 에 진저리 쳤다. 과장된 묘사에 익살스러움을 느끼는 한편, 나름 현실적인 묘사이기도 했기 때문에 - 굉장히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고어한 - 그 잔혹함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내 취향과 어긋나기는 하지만,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인물들의 정신 나간 듯한 말장난을 간결한 문장을 통해 맛깔스럽게 재현했다는 점, 현실과 동화세계 인물 간의 연결성과 그 정체를 추리하는 재미, 진상을 알게 된 후 복선을 끼워 맞추며 느끼게 되는 카타르시스 등,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바로 다음 시리즈인 <클라라 죽이기>를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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