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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소설 | 타우누스 시리즈 1,〈사랑받지 못한 여자〉리뷰

by 생각의조각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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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리디북스

〈사랑받지 못한 여자〉 리뷰

넬레 노이하우스 저, 김진아 역│북로드│추리/미스터리/스릴러, 독일 소설

타우누스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

과거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하 "백설공주")이라는 작품으로 이미 접한 바 있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사실 "백설공주"라는 작품에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 작품 또한 읽을까 말까 망설였다.


그런데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역시 시리즈물은 첫 번째 이야기부터 읽어야 하는구나, 이걸 읽기 잘했다 싶다.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포와로와 마플 할머니가 있고 아서 코난 도일에게 셜록 홈스가 있듯, 타우누스 시리즈에는 피아 올리버 두 형사가 있다. 이들의 개인사 또한 소설 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첫 번째 시리즈부터 차근차근 알아가는 게 이해도 쉽고 캐릭터에 정이 붙어 재미있다.


각 권의 살인사건은 독립된 에피소드이지만 형사 주인공들의 개인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결되기 때문에, 과거 타우누스 4번째 시리즈인 "백설공주"를 읽으면서 이야기가 생뚱맞고 지루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타우누스 첫 번째 시리즈를 다 읽고 나니, 시리즈 순서대로 “백설공주”를 다시 읽는다면 그 작품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독일판 경찰 수사극

다른 추리소설들이 탁월한 천재의 능력에 기대 사건을 해결한다면, 이 작품은 평범한 능력치의 여러 형사가 팀워크를 발휘해서 해결한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극'을 보는 듯하다. 절차에 따라 용의자를 심문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뒤쫓다가 얻어터지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 현실적인 설정에 좀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래도 그런 현실성 덕분에 탐정 혼자 앞서가며 사건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독자 또한 형사와 같은 눈높이에서 추리하는 재미가 있다.

 

피아 그리고 올리버

이미 앞서 언급했듯, 시리즈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피아 키르히호프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 - 독일 이름 외우기 너무 어렵다; - 의 개인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피아가 좋고 올리버는 비호감이다.

 

피아는 이성적이고 똑 부러지는 캐릭터라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들었다. 현재 일 중독인 남편에게서 해방되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중이다. 부인이 집을 나간 걸 2주가 지나서야 깨닫는 남편이라니, 생판 남도 하우스 메이트쯤 되면 그러지는 않는다. 다만 막상 이혼한다고 하니 남편 쪽에서 질척거리고 있어서 불안하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재결합 따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올리버는 첫인상은 정말 좋았는데 마지막에 가서 더러워진 케이스다. 부인을 무척 아끼는 애처가에 유능한 강력반 반장으로서 중년미를 뽐내는가 싶더니만, 25년 전의 첫사랑이 등장하면서 낌새가 이상하더라니, 막판에 가서는 이미지가 와장창 망가져서 도저히 멋있게 봐주려야 봐줄 수가 없다.ㅠㅠ


첫사랑과 바람피우려 하질 않나(그러나 첫사랑에게 까임), 22살 어린 딸뻘 여자애에게 키스하고 싶어 하질 않나(그러나 여자애에게 20년 연상 아저씨 싫다고 까임), 수사하면서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로 잡는 등 헛다리를 짚어대는 통에 상대적으로 피아가 빛이 난다.


혹시 작가가 피아 떡상을 노리고 반장 아저씨를 추잡하게 만든 것인가 싶을 정도다. 솔직히 올리버 단독 주연이었으면 타우누스 시리즈 버릴까, 진지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나마 피아가 마음에 들어 계속 안고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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